청와대서 '빈손'으로 나온 검찰...靑 "보여주기식 수사"
고민정 "검찰, 임의제출할 자료를 찾을 수 없는 영장 가져왔다"
2020.01.10 21:22:34
청와대서 '빈손'으로 나온 검찰...靑 "보여주기식 수사"
검찰이 10일 대통령비서실 자치발전비서관실(구 균형발전비서관실)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청와대가 자료 제출을 거부해 결국 '빈손'으로 돌아갔다. 청와대는 아무 자료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임의제출 방식으로 압수수색에 협조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압수 대상물이 특정되지 않아 협조할 수 없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오늘 검찰이 가져온 압수수색 영장은 압수 대상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어떤 자료를 압수하겠다는 것인지 단 한 가지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고 자치발전비서관실에 있는 '범죄자료 일체' 취지로 압수 대상을 기재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임의제출할 자료를 찾을 수 없는 영장"이라며 "검찰이 공무소조회 절차를 통해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했다면 청와대는 종래 임의제출 방식으로 협조해왔던 것처럼 가능한 범위에서 자료를 제출했을 것이다. 즉 검찰은 임의제출 방식으로도 협조하기 어려운 압수수색 영장을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압수 대상물은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송철호 울산 시장의 선거공약 설계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시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이 생산한 자료일 것으로 추측된다. 검찰은 그러나 압수 대상물을 명시하지 않아 청와대와 하루종일 대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청와대는 국가보안시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이 불가능하며 이를 허용한 전례도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성실히 협조해온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를 위한 강제처분은 원칙적으로 필요최소한도의 범위에 그쳐야 하고 특히 공무소의 자료가 수사에 필요할 경우 공무소 조회 절차를 통해서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검찰이 공무소조회 절차를 통해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했다면 청와대는 종래 임의제출 방식으로 협조해왔던 것처럼 가능한 범위에서 자료를 제출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능한 절차를 시도하지 않은 채 한 번도 허용된 적이 없는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것은 실현되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보여주기식 수사'를 벌인 것으로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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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기자 naeori@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