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새로운 냉전? 불가능하다...갈등 요인은..."
[토론회] "미중 냉전 불가능" vs "불확실성 커질 수도"
2019.12.06 09:33:41
"美中 새로운 냉전? 불가능하다...갈등 요인은..."
5년 만에 공식 방한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국과 무역 분쟁 및 홍콩 사태와 관련한 미국의 압박에 대해 연일 불만을 쏟아내면서 미중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왕이 부장의 이같은 발언에도 불구, 미중 양측의 갈등이 냉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어느 쪽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전망이 중국 학자로부터 제기됐다.

지난 5일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서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재단법인 '여시재'가 '미중 경쟁이 냉전을 초래하는가?'를 주제로 공동주최한 세미나에 강연을 맡은 옌쉐퉁(阎学通)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지금 상황에서 다시 냉전으로 돌아갈 것인가? 한국 전쟁이 다시 일어날 것인가? 저는 불가능하다고 결론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옌 원장은 냉전 시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각자가) 이데올로기 확장을 위한 일종의 경쟁을 했다"며 "(현재) 중미 간 경쟁의 핵심은 이데올로기가 아니"기 때문에 양측 관계가 냉전 시대로 회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이 이데올로기로 충돌하면 이는 홍콩이나 신장 위구르 등에서 구현될 것이고, 이는 중국의 내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된다"며 "이는 중국이 원하지 않는다. 중국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옌 원장은 "중국 정부는 세계의 각 국가가 각자 자국의 발전 방법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이야기한다"며 "중국은 세계의 정부가 공산당으로 변모하게 할 필요가 없고 사회주의를 채택하라고 할 필요도 없다. 미국과 글로벌 세계 속에서 이데올로기 전쟁을 벌이지 않을 것이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대신 그는 미중 간 현재 경쟁의 핵심은 "과학 기술 경쟁"이라고 규정했다. 옌 원장은 "(중미) 양측은 이미 세계가 디지털이라는 하나의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이 국가의 경제와 미래, 안보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 화웨이가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옌 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행정부도 중국과 전쟁을 할 생각은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국회는 중국과 이데올로기 경쟁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는 (중국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에) 의견 불일치가 일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옌 원장은 "냉전 이후 집권한 미국 대통령 중에 전쟁을 일으키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이 트럼프"라며 "과거에는 미국이 자신들의 민주주의 가치를 퍼뜨리기 위해, 또 핵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쟁을) 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과학기술 발전과 부의 증가에 전쟁이라는 요소가 도움이 되는지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에 대항하겠다는 이데올로기는 워싱턴에 국한돼있고 그것도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 공감대는 있지만 그 양태가 좀 다르다. 민주당은 중국과 무역전쟁이 아니라 이데올로기 경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역전쟁으로 동맹국과의 관계가 파괴되고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의 개혁을 진행하는 주도권을 잃기 때문에 미국의 피해가 더 커진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이같은 미국 국내의 이견은 (미중 간) 냉전을 피하게 하는 아주 좋은 요소"라고 밝혔다.

▲ 5일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서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와 여시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왼쪽부터 안호영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옌쉐퉁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장,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교수. ⓒ프레시안(이재호)


이에 대해 이날 세미나 사회를 맡은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미국이 세계의 패권국가가 된 이후 미국 국력의 50% 이상까지 치고 올라온 국가가 없었다. 그런데 중국은 미국 GDP의 3분의 2까지 따라왔다. 게다가 중국은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도 전혀 없다"며 "기존의 대국 경쟁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과학기술과 혁신이 대국 경쟁의 새로운 요소로 작용하면서 하나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중국의 추격이 굉장히 빨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미중 양국 간) 불확실성은 커질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한 전 주미대사인 안호영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미중 간 갈등이) 이데올로기에 기반하든 아니든 결국 일정한 관계조정이 이뤄지지 않겠나"라며 "미국 내에서는 떠오르는 강국에 대한 위기감도 있을 것이고 중국 역시 미국의 견제에 대한 위기감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안 총장은 왕이 부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났을 때 "현재 국제정세는 일방주의와 강권 정치의 위협을 받고 있다",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괴롭히는 것, 힘만 믿고 약한자를 괴롭히는 것, 남에게 강요하는 것을 반대한다" 고 말했다는 점을 상기한 뒤 "이 이야기를 듣고 좀 갸우뚱했다. 중국은 우리에게 압력을 넣으면서 미국에는 온당치 못한 행동이라고 했기 때문"이라며 중국의 이중적인 모습을 꼬집었다.

이에 대해 옌 원장은 한중 간 관계가 소원해졌던 주요 요인인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사드는 누구의 이익을 해치는 것인가? 중국의 안보다. 여기에 대해 아무도 이견을 갖지는 못한다"고 응수했다.

옌 원장은 "시비를 명확히 가리고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사드를 남한에 배치하지 않으면 미국에 위협이 되나"라고 반문하면서 "한국이 미국 쪽에 선 결정에 대해 그것이 중국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중국은 (한국에) 뭐라고 하지 않는다. 중국의 이익에 저해되니까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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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1128@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