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 무죄' 제주4.3 생존수형인, 103억 국가배상 소송
[언론 네트워크] "제주4.3 재심과 형사보상에 이은 온전한 명예회복을 위한 소송"
'재심 무죄' 제주4.3 생존수형인, 103억 국가배상 소송
71년 만에 재심 공소기각과 형사보상 결정을 이끌어 낸 제주4.3생존수형인들이 국가를 상대로 100억원대 배상청구에 나섰다.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이하 4.3도민연대)와 4.3생존수형인은 29일 오전 11시 제주지방법원 민원실을 찾아 국가를 피고로 한 손해배상 청구서를 접수했다.

ⓒ제주의소리


양근방(87) 할아버지 등 생존 수형인 18명은 제주4.3도민연대의 도움을 받아 2017년 4월19일 제주지방법원에 '4.3수형 희생자 불법 군사재판 재심청구서'를 접수했다.

공소장과 판결문이 없는 사상 초유의 재심 청구사건이었지만 법원은 2018년 9월3일 전격적으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2019년 1월17일에는 역사적인 공소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공소기각은 형사소송법 제327조에 따라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에 위반해 무효일 경우 재판을 끝내는 절차다. 70년 전 공소제기가 잘못됐다는 의미에서 사실상 무죄로 해석할 수 있다.

수형인들은 이를 근거로 억울한 옥살이에 대한 배상을 하라며 2월22일 형사보상을 청구했다. 이에 법원은 기한 6개월을 앞둔 8월21일 53억4000여만원 배상을 결정했다.

4.3도민연대는 생존수형인들의 나이를 고려해 곧바로 추가 배상 청구에 나섰다. 형사보상이 옥살이에 대한 배상인 반면 국가배상은 위법한 구금에 대한 위자료 등을 포함하고 있다.

청구인은 생존수형인 16명과 고인이 된 故 현창용 할아버지, 故 김경인 할머니의 유족을 포함해 모두 39명이다. 청구액은 위자료와 일실수입을 포함해 총 103억원이다.

변호인단은 국가의 반인도적 행위에 의한 피해를 2억원을 동일하게 적용하고 구금 기간과 고문 여부, 가족의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개인별로 최소 3억원에서 최대 15억원을 청구했다.

오계춘(94) 할머니의 경우 1948년 겨울 서귀포시 서홍동에서 10개월 된 아들과 이유도 없이 군경에 끌려갔다. 불법적인 군법회의로 목포형무소에 수감됐지만 이 과정에서 아이가 숨졌다.

제주시 화북 출신인 부원휴(91) 할아버지는 1941년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제주공립농업중학교를 다니던 중 군경에 이끌려 모진 폭행을 당하고 인천형무소로 끌려갔다.

변호인단은 구금 과정에서 발생한 아이의 사망과 학업 중단 등 재심과정에서 재판기록으로 남은 생존수형인 18명의 기구한 사연을 위자료 산정 요소에 포함시켰다.

임재성 변호사는 "형사보상에서 청구할 수 없는 그 외 많은 불법행위들이 있었다. 이를 포괄하는 것이 국가배상의 취지"라며 "피해 회복의 방식으로 배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양동윤 4.3도민연대 대표는 "이번 소송은 4.3사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국가의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4.3재심과 형사보상에 이은 온전한 명예회복을 위한 소송"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임문철 신부는 "국가의 불법적 행위에 의한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국가배상소송은 이 분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완전한 4.3 해결을 위한 큰 이정표가 될 것"라고 평가했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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