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석방되면 총 들고 캄보디아로 도주한다"
[인터뷰] 보석 청구한 양진호...공익신고자 A씨 "두렵다"
2019.11.08 17:01:27
"양진호, 석방되면 총 들고 캄보디아로 도주한다"
'웹하드 카르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지난 1일 보석을 청구했다. 만약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양 회장은 구속된 지 1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된다. 오는 14일 열리는 재판에서 보석 허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양 회장의 석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전관 변호사 50억"...음란물 왕 양진호가 움직인다

재판부가 양 회장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보석 청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 애초 형사재판의 경우, 6개월까지가 구속만료 시한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 전에 재판이 결론 내려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양 회장이 현재 재판받고 있는 혐의는 특수강간, 강요, 도검 등 관리 위반, 마약(대마), 폭행, 동물학대, 정통망법 위반 등 총 16가지다. 그러나 재판이 시작된 지 1년이 다 되도록 이중 어떠한 혐의도 선고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구속만료시한 직전인 지난 5월 말, 검찰이 양 회장의 추가혐의(대학교수 폭행 및 정보통신망 침해 등)로 재판부에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아직 양 회장이 구치소에 있는 상황이다.

양 회장이 구속된 지 1년이 된 지난 8일, 양 회장의 만행을 세상에 알린 공익신고자 A씨를 만났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양 회장의 여죄 관련해서 검찰에 수사를 협조해 오고 있다. 그간 진행된 양 회장 재판도 모니터링하고 있다. 과거 양 회장 회사에서 법무이사로 일했다. 그런 공익신고자 A씨는 양 회장이 석방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와의 인터뷰 전문.

▲ 작년 11월, 기자회견을 열고 양진호 회장의 비리를 밝히고 있는 공익신고자 A씨. ⓒ프레시안(최형락)


"양진호 구속 1년, 판결난 게 하나도 없다"

프레시안 : 양진호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공익신고자 : 매우 답답하다. 양진호가 구속되고 1년이나 됐는데, 혐의 관련해서 판결 난 게 하나도 없다. 더구나 언제 판결날지도 모른다.

프레시안 : 추가로 기소된 혐의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익신고자 : 지난 10월, 검찰은 직원 불법도청 건으로 양진호를 기소했고, '웹하드 카르텔' 관련해서는 지난 7월 기소했다. 그리고 지난 5월, 경찰은 양진호가 167억 원을 횡령했다며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이 사건은 검찰에서 보강 수사를 지시해서 현재 경찰이 추가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프레시안 : 7월에 '웹하드 카트텔'로 기소했는데, 아직 관련해서 재판이 열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불법도청 건도 마찬가지다.

공익신고자 : 재판이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오는 14일 '웹하드 카르텔' 관련해서 첫 재판이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불법도청 건은 언제 재판이 열리는지 전혀 이야기가 없다.

프레시안 : 왜 이렇게 재판이 지연되고 있다고 생각하나.

공익신고자 : 양진호와 관련된 혐의가 매우 많다. 다 세어보니 35건 이상이나 된다. 이 중에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것도 있고, 경찰과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도 있고, 검찰이 기소한 사건도 있다. 이중 기소된 사건을 병합해 재판이 진행되는지라 시간이 걸리는 듯하다.

프레시안 : 설사 그렇다 해도 양진호 재판은 올해 1월 24일 시작됐다. 그런데 아직 판결난 게 아무것도 없다. 이렇게 재판이 장기화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공익신고자 : 양진호의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양진호는 자기 관련된 혐의는 모두 부인한다. 재판이 진행 중인 강요죄만 해도, 양진호는 강요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강요행위', 즉 레몬 원액을 먹고, 머리를 염색했다고 주장한다. 자연히 재판에서는 직원들을 불러 사실여부를 따진다. 지루한 공방이 이어지는 것이다.

현재 기소된 '웹하드 카르텔' 혐의도 마찬가지다. 자기는 모두 부인하면서 실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것이다. 그러면 양진호가 실제 운영에 개입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지루한 공방이 재판에서 진행될 것이다. 지금의 재판 속도로 본다면, '웹하드 카르텔' 재판도 언제 결론 날지 모른다.

프레시안 : 결국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법으로 정한 구속기간이 만료되면 보석으로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검찰이 현재 수사 중인 추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되지 않나.

공익신고자 : 구속영장을 신청하려면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을 찾아내는 게 쉽지 않다. 내가 언론을 통해 제보한 불법도청 건만 해도 기소하는데 1년이나 걸렸다. 배임혐의도 제보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 기소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게 검사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재판 지연, 양진호의 전략이다"

프레시안 : 그렇다면 양진호가 보석 석방을 위해 일부러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이야기인가.

공익신고자 : 내 입장에서는 양진호 전략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고 생각한다. '웹하드 카르텔' 혐의의 경우, 7월에 기소됐으나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 검찰에서도 의아해한다. 보통은 기소되면 신속하게 변호사를 선임한다. 사건기록을 열람하고, 재판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차일피일 미루는 방식이다.

프레시안 : 왜 그런가.

공익신고자 : 전 부인과의 아이들 양육권 소송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소송이 제기됐는데, 6개월 동안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 그러다 판결이 임박한 상황에서 변호사를 선임했다. 그러면서 재판 선고를 연기시켰다. 변호사가 사건기록을 봐야 한다는 이유였다. 뒤늦게 변호사가 선임됐기에, 방어권 차원에서 재판부에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렇게 요구하면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인다. 최근 양진호 관련, 임금체불 민사소송도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있다가 재판 판결이 나올 즈음 변호사를 선임했다. 그런 식으로 재판을 연기하는 게 그의 전략이다. 그간 양진호가 해온 방식이다.

프레시안 : 생각해보면, 올해 1월에 있었던 첫 재판에서도 양진호는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채 임했다. 결국, 한 차례 재판이 연기됐고, 이후 양진호는 변호사를 선임했다. 그런데, 이러한 재판 지연이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가.

공익신고자 : 그간의 경험과 합리적인 추론으로, 나는 그가 노리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그것이 무엇인가.

공익신고자 : 매년 초 진행되는 법원, 그리고 검찰의 인사이동이다. 과거 양진호는 이 인사이동이 있는 시기까지, 계속해서 수사와 재판을 연기하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프레시안 : 인사이동을 기다리는 이유가 무엇인가.

공익신고자 : 인사이동을 하면 재판 판사가 바뀌지 않는가. 그러면 바뀐 판사의 연고를 찾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변호사를 선임한다. 판사와 같은 학교나 사법연수원 동기, 심지어 같은 방 룸메이트까지 찾는다. 그렇게 찾으면 그 사람을 변호사로 선임한다.

프레시안 : 전관예우인가. 지금도 그 전략을 쓰고 있나.

공익신고자 : 전 부인과의 양육권 소송에서는 전관 변호사를 고용하였지만 형사재판에서는 드러나 있지 않아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인사이동에 맞춰 전관변호사를 고용하려 한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현재도 일명 '그림자 변호사', 즉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에 관여하는 변호사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프레시안 : 그렇게 확신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공익신고자 : 양진호는 그간 그렇게 계속 해왔다. 이건 사실이다.

프레시안 : 지금 '그림자 변호사'가 있다고 확신하는 근거를 알고 싶다.

공익신고자 : '그림자 변호사'로 지목되는 A변호사에게 올해 초까지 매월 4000만 원이 양진호 회삿돈으로 빠져나갔다. 아직도 그렇게 돈을 받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프레시안 : 그러한 사실을 어떻게 알고 있나.

공익신고자 : 당시 양진호 회사 대표였던 B씨에게 들었다. 이 사람은 관련 내용을 검찰에 진술했을 뿐만 아니라, 의견서도 제출했다.

프레시안 : 그 4000만 원의 용도는 무엇인가.

공익신고자 : 자문료였다. 그런데 여기에 끝이 아니다. B씨에 따르면 '그림자 변호사' A씨는 양진호 재판부를 움직이기 위해 50억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실제 회삿돈 50억 원이 나갔는지는 확인이 안 됐으나, 그런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고 했다. 확인된 바로는 양진호 회사 주거래 은행에서 10억 원이 현금으로 인출됐는데, 해당 은행 지점장이 '(회사 측에서)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한다면서 인출해갔다'고 말해주었다. 이것은 검찰에서 수사를 해주었으면 한다.

▲ 2017년께, 캄보디아에서 군부 실세와 함께 찍은 사진. ⓒ프레시안


"양진호, 석방되면 반드시 보복한다"

프레시안 : 양진호가 석방될 거라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공익신고자 : 구속기간 만료라는 제도가 있다. 형사소송에서 피고인을 6개월 이상 구금해 둘 수 없도록 한 제도다. 그래서 그 전에 선고가 내려져야 한다. 그런데 양진호는 아직 한 건의 선고도 내려지지 않았다. 양진호가 석방되는 것에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재판부가 보석을 받아들이면 곧바로 석방된다. 그리고 재판부 입장에서는 아직 선고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구속연장을 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거기에다 전관 변호사가 법적 타당성을 주장하며 석방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되겠나. 내가 양진호의 석방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이유다.

프레시안 : 이야기를 들어보니 방어권 차원에서 법원이 석방을 허가해줄 수도 있을 것 같다. 

공익신고자 : 문제는 양진호가 석방되면 방어권이 부여되는 게 아니라 공격권이 부여된다는 점이다. 나는 양진호가 석방되면 두 가지는 반드시 하리라 생각한다. 자신의 혐의를 제보했던 인물들에 대한 '보복', 그리고 '도주'.

프레시안 : 보석 석방된 자가 보복을 하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공익신고자 : 보복은 양진호의 신념이다. 세상에 알려진 엽기적인 행동은 보복의 차원에서 일어난 일들이다. 그는 자기 지시를 수행하지 않거나, 자기를 무시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보복을 해왔다. 대학 교수에 대한 집단폭행도 보복조치였다. 대부분 행위가 보복차원이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기에 당연히 그는 보복을 할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 구체적으로 어떤 보복을 하리라 생각하나.

공익신고자 : 소송을 통한 법적 괴롭힘은 기본이다. 한 발 더 나아가 물리적 폭력도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양진호는 '청부살인' 혐의도 받은 바 있다. 양진호가 불법도검을 가지고 있다는 건 모두가 잘 안다. 살상도검도 직접 제작해서 가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리볼버(회전식) 총과 실탄을 가지고 있다.

프레시안 : 실제 권총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인가. 믿기 어렵다.

공익신고자 : 그 총을 본 사람이 여러 명이다. 진술도 구체적이다. 양진호가 B 인사를 자기 지하 오디오실로 데려와 케이스에 들어있는 권총을 보여주기도 했다.

프레시안 : 과시하기 위해 모형 권총을 보여준 게 아닌가.

공익신고자 : 그 총이 모형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아느냐면, 그 총을 본 B 인사는 과거 부산경찰청 장비계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실제 권총을 수도 없이 쏴봤고, 관리했다. 그런 그가 양진호가 건넨 총을 보고는 실제 총이라 판단했다. 그는 실탄도 봤다고 한다.

또 하나의 근거는 양진호가 직원을 시켜 이 총의 일련번호를 다 지웠다고 한다. 일련번호가 있으면 출처가 발각되기에 그렇게 했다고 한다. 모형이라면 그렇게 일련번호를 지울 필요가 없다.

프레시안 : 총기 관련, 수사기관에 제보했나.

공익신고자 : 관련 내용을 경기남부청에 이야기했다. 그런데 수사를 하지 못했다. 단서가 없어서였다. 그런데 생각해봐라. 단서가 없어서 수사를 못하지만, 그 총을 본 사람들, 즉 제보자들은 그 총의 존재를 알고 있기에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다. 양진호가 석방돼서 나오면, 그 총을 들고 자신을 찾아오지 않을까 두려울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 도주는 왜 한다고 생각하나.

공익신고자 : 작년 7월, '웹하드 카르텔' 관련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이 나오자마자 양진호는 캄보디아로 도피했다. 그러다 잠잠해지니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다. 양진호에게 제기된 혐의가 수십 건이다. 실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양진호가 아무렇지 않게 집에 있을까.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그는 보석으로 석방되면 곧바로 캄보디아로 갈 것이다.

프레시안 : 왜 캄보디아로 간다고 생각하나.

공익신고자 : 거기 군부 실세와 연줄이 있다. 군부 실세가 한국에 왔을 때, 양진호가 강남 고급레스토랑에서 접대를 하는 등 극진히 대우했다. 인천공항에까지 롤스로이스를 보내 의전까지 했다.

프레시안 : 왜 그렇게 극진히 접대했나.

공익신고자 : 캄보디아에서 군부실세와 동업해서 카지노 사업을 하려 했다. 그렇기에 연줄을 쌓은 것이다. 작년에 캄보디아로 도피할 때도, 여기 도움을 받았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이 가서 숨기 편하다. 게다가 군부 실세와 연줄이 있는데 쉽게 잡을 수 있을까 싶다.

프레시안 : 양진호 석방 관련해서, 일단 14일 열리는 재판을 지켜봐야 할 듯싶다. 오랜 시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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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기자 kakiru@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