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멜로망스 음원수익 편취 '갑질'했다"
음악창작자 "공정위 신고 예정...유사 피해 사례 전수조사해야"
2019.09.19 15:39:43
"JTBC, 멜로망스 음원수익 편취 '갑질'했다"
종합편성채널 JTBC가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뮤지션과 음악 제작사에 음원 수익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시간을 끌며 뮤지션 측을 기만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음악창작자 측은 JTBC가 본 계약을 무시하고 음원 수익을 편취한 사건으로 이를 규정하고, 방송사 측에 공식 사고와 피해 보상 및 방지대책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나아가 이들은 유사한 사례가 방송계의 구조적 '갑질' 문제로 공공연히 일어난다며, 음악생태계 구조를 바꾸기 위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해당 사태 대응을 위해 구성된 (가칭) 공정한 음악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대모임(이하 연대모임)은 19일 서울 은평구 서울음악창작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태를 정리하고, 기자회견 후 JTBC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키로 했다. 

▲ 19일 서울음악창작지원센터에서 연대회의가 JTBC의 '갑질' 사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제공


음악창작자 "JTBC가 투자금 창작자에 대신 내라는 갑질" 반발

이번 사태에서 피해자는 보컬 듀오 멜로망스다. 연대모임은 뮤지션 이름을 밝힐 경우 이슈가 뮤지션과 JTBC의 단편적 관계로만 해석될 것을 우려해 뮤지션을 밝히지 않으려 했으나, 기자들의 문의 후 이름을 공개키로 했다. 

멜로망스는 지난해 1월 21일 방송된 JTBC 음악 예능 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슈가맨2(이하 슈가맨2)>에 출연해 노래 <유(You)>를 불렀다. 해당 곡은 한때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음원 매출은 약 10억 원대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JTBC와 뮤지션 측은 지난해 1월 19일 음원 매출에서 유통수수료와 제작비를 공제한 후 순이익의 30%를 가수에게 지급하는 조건으로 출연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음원 <You>가 발매된 이 해 1월 22일 이후 넉 달이 넘도록 정산이 이뤄지지 않았다. 연대모임은 "뮤지션 측이 정산내역을 방송사에 요청했으나, JTBC는 이를 묵살하고 '음원 매출이 해당 음원의 유통을 담당하는 인터파크 측에 투자 받은 5억 원 이상이 되지 않으면 정산을 할 수 없다'며 계약서상에 없는 답변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양자는 뮤지션 측의 요구로 기존 계약서가 파기된 것으로 규정, 지난해 6월 27일 재계약 협상을 시작했다. 뮤지션 측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유통사(인터파크)를 포함한 3자 계약을 체결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해 8월 23일 JTBC가 새 계약서 초안을 뮤지션 측에 보냈다. '인터파크와 JTBC 간 체결된 투자 계약에 따라 인터파크의 투자금 상환이 완료될 때까지는 음원수익 전부를 투자금 회수에 충당'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투자금이 상환된 후 발생하는 음원수익의 37.5%를 인터파크에 배분하고, 뮤지션 측(레이블)은 수익의 17.85%만 가져가는 내용이었다. 초안보다 오히려 뮤지션 수익이 더 줄어든 내용이 담긴 셈이다. 아울러, 초안에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유통사(인터파크)의 이익을 챙겨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음악 창작자가 방송사가 유통사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대신 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뮤지션 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라고 판단, JTBC로부터 기만당한 사안이라고 보고 해당 문제를 공론화하기로 했다. 이번 기자회견이 열린 배경이다. 

멜로망스 소속사 관계자는 "긴 협상 과정에서 이런 일이 우리에게만 일어난 게 아님을 알게 됐다"며 "전체 방송 음악 생태계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판단해 음악창작자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공동 대응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내용에 관해 JTBC 측은 "현재 관련 사실을 확인 중"이라며 "추후 밝힐 내용이 있을 시 알리겠다"고 전했다. 

▲ 멜로망스 음원 사태 논란이 일어난 JTBC <슈가맨2> ⓒJTBC


"방송사 만연한 적폐 일각...구조적 문제"

연대모임을 대리하는 김종휘 변호사(Mast 법률사무소)는 "간단히 말해 본계약 체결 후, JTBC가 계약에 없던 불리한 조건을 갑자기 요구하면서 불거진 사건"이라며 "공정거래법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행위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창작자의 권리는 창작자에게 돌아가야 하는데, 이런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게 방송가의 고질적 문제"라며 "신고인(뮤지션 측)이 JTBC와 단순 합의할 의향이 있었다면 합의했겠으나, 투자금(인터파크)을 창작자에게서 걷어가는 방송사의 갑질 행위를 공론화해서 이 문제가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공정위 신고에까지 나섰다"고 강조했다. 

연대모임은 "이번 사건을 단순히 특정 방송사와 특정 뮤지션, 혹은 음원제작사 간 문제만으로 볼 수는 없다"며 "이번 사건은 음악방송계의 무수한 적폐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연대모임과 뮤지션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역시 JTBC의 다른 방송 프로그램인 <싱포유>의 경우 뮤지션 음원수익 정산은 물론, MC를 비롯한 출연자의 출연료도 미지급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대모임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음악창작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생태계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공식 사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조사팀을 구성해 음악프로그램 전수조사 및 피해자 즉각 보상 △구조적 방지 대책 마련을 JTBC에 요구했다. 

궁극적으로는 이번 사태가 한국 사회가 이른바 ‘콘텐츠 산업’에 갖는 환상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신현준 성공회대 교수(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는 "유튜버가 꿈이라는 사람이 늘어나듯, 한국 사회에서 '콘텐츠를 잘 만들면 대박 친다'는 생각이 만연한 것 같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보듯, 콘텐츠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건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큰 수익은 방송사를 비롯한 플랫폼이 가져가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플랫폼 사업은 결국 길목을 가로막고 통행료를 받는 사업이나 마찬가지"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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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기자가 되면 거지부터 왕까지 누구나 만난다고 들었다. 거지한테 혼나고 왕은 안 만나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