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TV의 '버닝선대인' 유감
[기자의 눈] '버닝썬 사건'이 웃긴 사람들은 누구인가
2019.05.15 11:52:50
김용민TV의 '버닝선대인' 유감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새 프로그램이 올라왔다. '버닝선대인'( 바로 보기).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이자 경제평론가 선대인 씨가 진행하는 새 경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제목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버닝선'대인이라니! 서울 강남에 위치한 클럽 '버닝썬'에서 있었던 폭행사건을 계기로 성폭력, 마약, 조세 회피, 불법 촬영물 공유, 경찰 유착 의혹 등이 드러난 현재진행 중인 '버닝썬 사건'의 패러디다. 


▲ 김용민TV의 '버닝선대인' ⓒ유튜브 화면 캡처


유튜브라는 매체의 속성,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의 캐릭터 등 감안한다 하더라도 '버닝선대인'은 잘못된 작명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한국일보>를 통해 '버닝쑨 대국밥집'이라는 음식점 이름에 대한 기사( 바로 보기)를 보았는데, 김용민 씨의 작명은 더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사평론가가 음식점 사장과 '버닝썬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 또 '버닝썬'을 패러디한 이름이 미칠 파장 등에 대한 인식의 수준이 같아도 되는가? 설혹 같다 하더라도 한 음식점 이름과 엄청난 팬덤을 자랑하는 시사평론가의 유튜브 시사 프로그램 이름이 대중에게 끼칠 영향이 같다고 할 수 없다. 


더군다나 김용민선대인 씨의 정치적 성향을 보건, 해당 프로그램은 '진보'적 관점의 경제 비평을 담고자 할 것이다. (진보적) 자유주의 진영에서 '여성'을 이런 식으로 희화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적어도 학습 효과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김용민 씨는 지난 2012년 팟캐스트 '나꼼수' 방송에서 정봉주 전 의원 구속과 관련해 "정 전 의원께서 독수 공방을 이기지 못하시고 부끄럽게도 성욕 감퇴제를 복용하고 계신다. 마음 놓고 수영복 사진을 보내시기 바란다"고 말하는 등 '비키니 사태'로 비판을 샀다. 김용민 씨는 2012년 4월 총선에서도 과거 팟캐스트 방송에서 한 '음담패설'이 문제가 되면서 '막말 논란'이 일기도 했다. 


'버닝썬 사건'은 김상교라는 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존재하며, 클럽 내에서 여성들에게 약물을 먹이고 성폭행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 경찰의 사건 수사 과정에서 승리, 정준영, 최종훈, 로이킴 등이 공유하고 있던 '카톡방'의 존재가 드러나 불법촬영 및 불법촬영물 공유, 성매수 등 복수의 성범죄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건이다. 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직접적인 피해가 아니더라도 '놀이'를 가장한 남성들의 '성폭력 문화'를 목격하면서 분노하고 있는 사건이다. 이 사건의 실체를 보면서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은 이런 '성폭력 문화'를 함께 즐기거나, 이를 통해 돈을 벌어온 이들 뿐이다.  


때마침 '버닝썬 사건'의 핵심 인물인 승리와 유인석 유리홀딩스 전 대표의 구속영장이 14일 밤 기각됐다. 승리와 유 전 대표는 성매매 알선, 성 매수,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재판부는 구속영장에 대해 "버닝썬 법인자금 횡령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나머지 혐의 부분과 관련해서도 혐의의 소명 정도와 그동안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증거인멸 등과 같은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버닝선대인'과 승리 구속영장 기각 소식을 한꺼번에 접한 오늘, 여성으로서 바라본 한국의 현실은 여전히 암울하다.  


(기사가 나간 뒤 15일 오후에 김용민 씨가 "생각이 짧아 여러분께 걱정을 끼쳤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사과와 함께 선대인 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이름을 '주간 선대인'이라고 바꾸겠다는 입장을 SNS를 통해 밝혔습니다.

한편, 프로그램 진행자인 선대인 씨는 자신과 상의 없이 김용민 씨가 '버닝선대인'이라는 작명을 한 것이며, 자신은 해당 프로그램이 현재 김용민씨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관훈나이트클럽'의 한 꼭지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았다며, '버닝선대인'이라는 프로그램명은 해당 동영상이 업로드된 이후에 알았고 그 직후 본지 기사와 무관하게 프로그램명을 교체해야 한다는 뜻을 제작진에게 전달했다고 밝혀왔습니다. 필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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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기자 onscar@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 프레시안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정치, 사회, 경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3년부터 4년 동안 편집국장을 지냈습니다. 프레시안 기자들과 함께 취재한 내용을 묶어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등을 책으로 냈습니다. 원래도 계획에 맞춰 사는 삶이 아니었지만, 초등학생 아이 덕분에 무계획적인 삶을 즐겁게 살려고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