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남용'이라는 불편한 진실
[기고] 우리는 자동차에 너무 너그럽다
'자동차 남용'이라는 불편한 진실
아침 뉴스에 보니 18세 이하 천식 환자(소아천식 환자) 중 자동차가 내뿜는 이산화질소로 인해 천식에 걸린 환자의 비율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산화질소는 주로 경유차에서 다량으로 배출되며 대기 중에서 다른 물질과 반응해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를 만드는 물질로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산화질소 등 대기오염물질을 건강에 대한 주요한 환경적 오염으로 규정하고 있다.

자동차가 미세먼지 주요 요인이라는 '불편한 진실'

미세먼지에 대해 모든 국민들이 공포심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미세먼지의 주요 배출요인인 자동차에 대한 경각심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자신이 매일 같이 자동차를 애지중지 타고 다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자동차 배기가스가 주요한 초미세먼지 발생 요인이라는 '불편한 진실'에는 애써 고개를 돌린다. 이러한 '동류의식' 때문인지 도심 곳곳에 배치돼 365일 24시간 내내 공회전 하면서 끊임없이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경찰버스들에 대한 경각심도 거의 갖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동차란 한 마디로 환경오염 물질을 대단히 많이 배출하는 기계이다. 그리고 그 자동차들이 내뿜어대는 환경오염 물질들은 우리가 사는 환경에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람들은 암으로 인한 사망을 크게 걱정하지만, 정작 자동차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에는 놀라울 정도로 둔감하다. 물론 자동차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 역시 큰 문제다.

예를 들어,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도시 면적 중 25%가 도로이고 또 다른 25%는 주차장이라고 한다. 이쯤 되면, 자동차를 위한 도시인지 인간을 위한 도시인지 알 수 없게 됐다. 사람이 자동차를 위해 사는 것인지 자동차가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헷갈리게 된 세상이다.

자동차는 "스스로 움직이는 차"가 아니다

우리는 너무 친(親)자동차적이다. 우선 '자동차'라는 이름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자동차의 한자는 自動車다. "스스로 움직이는 차"라는 의미다. 그러나 자동차란 결코 스스로 움직이는 차가 아니다. 휘발유나 가솔린, 혹은 디젤이나 경유 아니면 전기를 동력으로 해 비로소 동작할 수 있는 물체이다. 말이 끄는 수레를 '마차(馬車)'라 했듯이, 자동차도 '자동차'가 아니라 휘발유차, 가솔린차, 아니면 경유차나 디젤차라 불러야 마땅할 일이다.

'자동차'라고 말하는 것과 '휘발유차'라고 말하는 것에는 그것을 사용하고 바라보는 태도에 분명 차이점을 발생시킬 것이다. 자동차라는 용어에서는 환경파괴의 이미지가 전혀 드러날 수 없고, 최소한 환경 파괴의 가능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이에 반해 휘발유차라고 부를 때는 우선 휘발유 연소로 인한 연기가 이미 머릿속에 그려지게 되고, 그래서 환경파괴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이제 '자동차'를 성찰할 때다

자동차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너무나 너그럽다. 하지만 이제 자동차에 대해서, 그것이 우리 인간에게 그리고 환경에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좀 성찰해볼 때다. 자동차가 단지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자기 과시와 만족을 위해 '남용'하기에는 자동차가 우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진 상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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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소개
197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으며, 1998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2004년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회도서관 중국담당 조사관으로 일하고 있다. <광주백서>(2018),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방전>(2015) , <사마천 사기 56>(2016), <논어>(2018), <도덕경>(2019)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