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2년, 소성리는 봄에서 겨울로 간다
[포토스토리] 정식 배치 예고된 소성리의 불안한 4월
2019.04.15 08:04:07
사드 2년, 소성리는 봄에서 겨울로 간다

봄빛이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옅은 풀빛에 붉은 진달래, 하얀 벚꽃이 작은 마을을 수 놓고 있었다. 하지만 생동하는 봄빛에 취할 수만은 없는 어딘가 그림자 짙은 마을이 소성리였다.    


경북 성주에 임시 배치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정식 배치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미군이 사업계획서를 냈고, 정부는 곧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 중단된 공사가 4월 재개된다는 소식도 들린다. 주민들은 수요일마다 집회를 열고 있다. 사드 배치 2년이 되는 27일에는 대규모 평화행동도 예고하고 있다.   


주민들은 사드 철수부터 주장한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사드가 필요한지부터 판단한 뒤 결정하자는 것이다. 사실 사드는 국회 비준도 없이 일단 배치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이 문제를 지적했다. 소성리에서 심심찮게 '불법 사드'라는 표현을 볼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환경영향평가가 '소규모'에서 '일반'으로 급을 높였을 뿐 이미 사드가 들어와 있는 상태에서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한반도에 불어 온 훈풍에 한 때 기대감이 있었으나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다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 와중에 미군은 3월 정식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정부는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예고하고 있다. 성주, 김천 주민들은 사드가 없는 상태에서 필요를 먼저 따지고, 필요하다면 환경영향평가도 '일반'이 아닌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간 10일 성주 소성리를 찾았다. 주민들은 대통령의 방미에 작고 막연한 기대감을 가질 뿐이었다. 국내외 첨예한 정세에 휘둘리는 작은 마을의 주민들은 깊은 불안과 작은 기대, 짙은 우울과 어두운 시계(視界)를 갖고 있었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한반도, 그 속에서 봄에서 겨울로 가고 있는 소성리의 풍경을 담았다. 



▲ 사드가 임시 배치된 지 벌써 2년이 됐다. 소성리는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수요시위를 연다. 토요일에는 마을에서, 일요일에는 김천역 광장에서 촛불집회가 열린다. 사드 반입 2년이 되는 이달 27일에는 기지 앞에서 소성리 범국민 평화행동을 연다. ⓒ프레시안(최형락)






▲ 소성리 주민들의 마음이 불안하다.사드 배치는 유사시 제일 먼저 타격받는 위험한 땅이 된다는 의미다. ⓒ프레시안(최형락)






▲ 막아도 소용 없었다. 말도 제대로 안 해준다. 못배운 사람들이라고 그러는지 듣지도 않는다. 나라에서 밀어부치는데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도 아니다...... 소성리 주민들의 패배감은 짙었다. 억울함과 분노, 무기력감이 뒤섞여 있었다. ⓒ프레시안(최형락)






▲ 사드 기지 인근의 산에는 여러 겹으로 된 철조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사드 레이다 반경 3.6킬로미터 내에 2000여명의 주민이 산다. 멀리 보이는 마을은 연명리와 노곡리 일대 ⓒ프레시안(최형락)






▲ 전쟁 반대 현수막 걸린 연명리. 인체 유해성 논란이 큰 사드 레이더 3.6킬로미터 반경 내 마을이다. ⓒ프레시안(최형락)






▲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김천은 사드 북쪽에 위치한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 이런 와중에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여러 차례 소성리를 찾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농사 짓는 주민들을 따라다니며 '빨갱이'라고 소리치거나, 그 앞에서 소변을 보는 등 해괴한 일들도 있었다. ⓒ프레시안(최형락)






▲ 소성리. 뒤로 보이는 산 속에 사드 기지가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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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락 기자 chr@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9년 입사. 사진기자로 일한다. 취재 중 보고 겪는 많은 사건들에서 어떤 규칙성을 발견하며 놀라곤 한다. 전시 <두 마을 이야기>(2015), 책 <사진, 강을 기억하다>(2011,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