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임대사업자 세금특혜 폐지 운동이 시작됐다
[기고] MBC 피디수첩이 고발한 대한민국의 실상, "집있는 사람들의 나라"
다주택 임대사업자 세금특혜 폐지 운동이 시작됐다
1월 14일 방영된 문화방송 피디수첩 '집있는 사람들의 나라'를 시청한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충격도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 받았을 것이다.

첫 번째 충격은 다주택자들에게 그런 엄청난 세제혜택을 베푼다는 사실이다. 보고도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혜택을 문재인정부가 시행했다는 사실에 또한번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물론 박근혜정부가 처음 도입한 정책이지만, 문재인정부가 이를 폐지하지 않고 혜택을 확대했다는 사실에 충격받은 사람이 적지 않을 성싶다.
세 번째 충격은 세금특혜정책이 2017년 12월 시행되었는데 그 후 2년여 언론에서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보수언론이야 부자들에게 세금혜택을 제공하는 것에 문제제기할 이유가 없지만, 소위 진보언론이라는 곳들도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장담컨대 언론이 이 문제를 크게 보도하여 사회적 이슈화했다면, 이런 세금특혜는 진즉 폐지되었을 것이다.

진보언론도 보도하지 않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특혜"

다주택자들에 대한 세금특혜가 얼마나 엄청난지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피디수첩은 "정부가 임대사업자에게 거의 모든 세금을 면제해주었다"고 표현했다.

이 말은 사실을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다. 피디수첩이 보도한 내용 중에 서울에서 소형아파트 50채를 투자하여 200억원의 시세차익을 낸 사람이 양도세를 겨우 13.5억원 낸다는 사례를 제시했다. 세율이 7.8%에 불과하다.

임대소득에 대해서도 어마어마한 혜택을 주고 있다. 피디수첩은 8천만원의 임대소득이 발생한 임대사업자가 세금을 고작 98만원 낸다고 했다.

땀 흘려 일한 근로소득자가 8000만원 소득에 대해 900만원 세금을 내는 것과 비교하면 불과 1/9에 지나지 않는다. 불로소득에 대해 터무니없는 세금특혜를 베푸는 것이다.

국토부 "다주택자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시라"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혜택을 도입한 당사자는 박근혜정부다. 대다수 국민은 문재인정부가 이 세금혜택을 폐지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는 2017년 12월 13일 '임대주택등록 활성화방안'을 발표하여 세금혜택을 확대했다.

피디수첩 방송에 매우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다. 김현미 장관이 "임대사업자로 등록을 하시게 되면 저희가 세제라든가 금융이라든가 이런 혜택을 드립니다. 다주택자이신 분들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시면 좋겠습니다"고 발언하는 장면이다.

만면에 웃을 짓는 장관의 표정 뒤편에 '친절한 청와대'란 현판이 보인다. 집부자들에게 친절한 현정권의 실상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피디의 재치가 돋보인다.

문재인정부 출범으로 긴장했던 투기세력이 이 정책이 나오자 마음 놓고 주택사재기에 돌입했음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6만채와 12만채의 임대주택이 서울에서 신규로 등록됐다. 2019년 11월 임대주택은 전국에서 149만채, 서울에서만 47만채가 등록됐다. 실로 엄청난 수의 주택이 거의 세금을 내지 않는 특혜를 받고 있다.

대통령 "투기와의 전쟁"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지지 않을 것입니다"고 공언했다. 부동산투기란 '거주 목적 외의 주택을 매입'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투기세력이란 곧 다주택자들을 말한다.

대통령이 말한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은 다주택자와의 전쟁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다주택자가 보유한 투기 목적의 주택을 매도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다주택자가 보유한 149만채에 대해 어마어마한 세금혜택을 베풀고 있다. 특혜를 베푸는 대상과 "전쟁"을 하겠다고 하면 누가 그 말을 믿을까?

서울 다주택자의 투자주택 80만채 중 47만채가 임대주택으로 등록

통계청의 '2018년 주택소유 통계'를 보면 서울에서 다주택가구는 52만 가구이고, 그들이 소유한 주택은 약 132만채다. 다주택자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을 제외한 투자(투기) 목적의 주택은 약 80만채다.

그런데 그 80만채 중 47만채가 임대주택으로 등록되어 세금을 거의 안 내고 있다. "투기와의 전쟁"을 할 진정성이 있다면 가장 먼저 47만채에 대한 세금혜택을 폐지해야 한다.

'12.16대책'에서 정부는 다주택자 매물을 유도한다면서 올해 6월까지 매도하는 경우 양도세를 대폭 감면해주겠다고 했다. 어느 기사에 의하면 현재 60%로 중과되는 양도세율이 이 기간 동안 팔 경우 30% 이하로 줄어든다고 한다. 

다주택자들에게 '버티면 정부가 세금혜택을 준다'는 매우 나쁜 선례를 남기지만, 서울집값 하락을 위한 고육책으로 여기도록 하자.

그러나 이 정책은 효과가 거의 없을 성싶다. 다주택자의 투자목적 주택 80만채 중 47만채가 임대주택으로 등록되어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임대사업자는 양도차익에 대해 7.8%라는 미미한 금액을 세금으로 낸다.

보유하고 있으면 7.8% 세금을 내는데 미리 매도해서 30%에 달하는 세금을 낼 바보가 있을까?

"임대사업자 세금특혜 폐지" 운동 시작됐다

다행스런 점은 피디수첩이라는 시청률 높은 방송이 이 문제를 보도했다는 점이다. 이번 방송을 계기로 많은 사람이 터무니없는 세금특혜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지난 21일에는 국회 정론관에서 '임대사업자 세금특혜 폐지하라'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박주현 의원과 채이배 의원이 회견을 주도했고, 피디수첩에서 눈부신 활약을 한 장석호 공인중개사와 몇 개 단체가 참여했다.

참여연대나 경실련 같은 큰 단체가 참여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이 문제에 대해 행동에 나선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더 많은 단체와 시민들이 이런 운동에 관심을 갖고 동참을 하면 정부도 버티지 못하고 임대사업자 세금혜택 폐지를 실행할 것이다.

"불소급 운운은 언어도단이고 정부가 세금감면 약속에 기속될 이유 없다"

기자회견문 내용 중 내 눈길을 끌었던 문구를 소개한다.

"정부는 이미 세금혜택을 약속했기 때문에 혜택을 계속 줄 수밖에 없다고 강변하면서 불소급을 이야기하는데, 형사사건도 아닌데 불소급을 이야기하는 것은 언어도단이고, 세금감면 약속에 정부가 기속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법률 전문가인 국회의원 두 명이 작성한 회견문이므로 정부 일각에서 변명으로 둘러대는 "불소급" 운운이 법적으로 근거 없음이 분명해졌다. 남은 것은 정부가 다주택자의 이익보다 무주택자의 고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혜택이 페지되면 다주택자의 매물이 쏟아지고 서울집값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다. 그런 날이 빨리 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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