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최선희 "핵·미사일 시험 재개 여부 곧 결정"
김정은 "이런 열차 여행을 또 할 이유가 있나?"
2019.03.15 15:03:05
北최선희 "핵·미사일 시험 재개 여부 곧 결정"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미국의 상응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대화를 지속할 계획이 없다면서 핵‧미사일 동결 조치를 철회할 수 있다고 미국을 압박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인 화성 15형 발사 이후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을 중단해 왔다. 북한의 동결 조치는 협상이 난항을 겪을 때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과로 자랑하며 대화에 무게를 실을 수 있었던 최후의 방어선이었다.

<에이피> 통신은 15일 최 부상이 평양에서 북한 주재 대사들과 해외 언론을 상대로 가진 회견에서 자신들이 15개월 동안 미사일 발사 및 핵 실험을 동결한 것과 같은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미국이 상응 하는 행동을 취하지 않는 한, 그리고 미국이 "정치적 계산"을 바꾸지 않는 한 협상을 이어갈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타스> 통신 역시 이날 최 부상이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미국의 요구에 양보할 의도가 없으며, 이런 종류의 대화에 참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북한 지도부가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의 중단(suspension)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에이피 통신은 이어 최 부상은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 동결을 지금처럼 유지할지의 여부는 완전히 김 위원장에게 달려있다면서 "아마 곧 결정을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이와 관련된 공식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하노이 현지에서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이 가진 기자회견 이후로 북한 고위 당국자가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북한 고위 당국자가 핵미사일 동결 철회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함으로써, 하노이 회담 불발의 여파가 '치킨 게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졌다.

하지만 북한의 이같은 압박은 핵미사일 실험 재개를 예고한 발언이라기보다는 트럼프 정부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최후통첩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에이피>통신은 이날 최 부상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는 않았지만, 회견에 참가한 외국 대사가 북한이 미사일 혹은 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이에 대해 질문하자 최 부상은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열차 여행을 또 할 이유가 있나?"

최 부상은 이날 "미국은 자신들의 정치적인 이익을 추구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진정성이 없었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미국 쪽에 물었다.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적대적이고 불신하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이들이 북미 양 정상 간 건설적인 협상을 위한 노력을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미국 협상팀의 '기이한' 입장에 대해 어리둥절해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꺼이 대화를 하려는 입장이었으나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 때문에 미국의 입장이 비타협적 요구 쪽으로 점점 굳어져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 부상은 "평양으로 돌아오는 길에 김 위원장은 '우리가 이 열차 여행(북미 정상회담)을 다시 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며 "미국의 강도적 입장이 결국 상황을 위험한 지경에 이르게 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는 미국 측 주장에 대해서도 최 부상은 오히려 미국의 요구가 너무 과도했고 경직됐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왜 이렇게 설명을 (우리와) 다르게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결코 제재 전체를 해제해 달라고 요구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부상은 "이번에 우리는 미국이 우리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을 매우 확실하게 이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 부상은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을 협상을 결렬시킨 책임자들이라고 맹비난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강조해 대화 재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최 부상은 "양국 정상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여전히 좋고, 케미스트리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회담 결렬 이후 일제히 일괄 타결론을 주장하고 있는 참모진들과 트럼프 대통령을 분리하고,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향적 결단을 종용한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청와대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면서도 북미 간 협상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는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며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최선희 부상의 발언만으로 현 상황을 판단할 수 없다.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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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1128@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