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타결 '광주형 일자리'...누구냐 넌?
협상 타결 '광주형 일자리'...누구냐 넌?
현대차 노조 파업 예고...광주형 일자리, 혁신 될까 재앙 될까?
2018.12.04 17:23:08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논의 4년 만에 사실상 타결됐다. 현대차가 요구한 노동자 초임안 등이 합의된 것으로 보인다. 

4일 광주시는 오는 5일 오전 10시 30분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협의회에서 위원들은 그간 광주시와 현대차 간 협상 경과를 보고받고, 최종 협상안 공동 결의를 논의할 예정이다. 5일 공동 결의가 이뤄지면, 이를 바탕으로 광주시와 현대차는 6일경 투자협약 조인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투자 조인식에는 광주시와 현대차 관계자를 비롯해 정부 측 인사도 참석할 예정이다. 사실상 광주형 일자리 구체안에 관한 논의가 끝났다고 볼 수 있는 배경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주시와 현대차 양측은 광주시가 신설 독립법인 자본금 7000억 원 중 자기자본금 2800억 원의 21%인 590억 원을 부담하고, 현대차는 19%인 530억 원을 투자키로 합의했다. 광주시가 대주주가 되는 셈이다. 

양측은 그간 논란이 된 노동 의제 등에 관해서도 어느 정도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가 요구한 적정임금, 적정 노동시간, 노사책임경영, 원하청 관계개선 등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4대 의제'를 반영키로 했다. 특히 논란의 핵심이었던 원하청 노동자 임금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독립법인 노동자 초임을 양측은 연봉 3500만 원으로 정하고, 주당 노동시간은 44시간으로 정했다. 해당 방안은 현대차가 요구한 내용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시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 완성차 생산공장을 짓고, 이 공장을 경영할 신설독립법인에 현대차가 투자하는 노사정 타협 모델이다. 

노동자는 임금을 낮추고 지방 정부는 부지를 제공하고 일정액을 투자해 기업과 연계, 일자리를 창출하는 상생 모델이다. 노동자를 직간접적으로 1만2000여 명 고용해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연간 10만여 대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 논란, 이제부터 시작

광주형 일자리는 지난 2014년 6월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좋은 일자리 1만개 창출' 공약을 내걸면서 시작됐다. 독일 폭스바겐의 '아우토 5000' 공장을 모델로 한 것이었다. 노동자 고임금, 기업의 해외 생산기지 러시 등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실에 대한 고민으로, 사실상 사회적 협약으로 탄생한 '공장 분리' 형태의 일자리 창출 모델이었다. 새로운 임금 체계를 도입한 새로운 공장 설립으로 뒤늦게 노동 시장에 진입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의 수익성 또한 높이는 '상생 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광주형 일자리도 비슷한 모델이다. 현대차가 생산 물량을 대고 광주시가 부지와 투자금을 댄다. 기존 완성차 업체보다 낮은 임금을 적용하고 해당 지역의 노동자가 일을 하게 된다. 물론 투자금은 대부분 산업은행에서 조달하게 될 전망이다. 자금 출처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준공공 기업'이다. 이 프로젝트 진행의 핵심 인물이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광주지회장 출신인 박병규 전 광주시 경제부시장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22년 만에 들어서는 첫 국내 자동차 공장이라는 의미도 적지 않다. 

광주형 일자리 협상은 일단 타결된 것으로 보이지만, 가야할 길은 멀다. 

당장 현대차의 광주형 일자리 참여에 반대해 왔던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회가 오는 6일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아우토 5000' 설립 당시에도 폭스바겐 노조가 강하게 반발한 적이 있다. 광주형 일자리에 물량이 갈 경우 기존 울산 공장 등 현대차 물량이 줄어들 수 있으며, 현대차와 관련 기업의 임금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다. 현대차 지회가 속한 민주노총은 광주형 일자리 협상에 사실상 참여하지 않았다. 현재 광주형 일자리 협상의 노동계 파트너는 한국노총이다. 

광주형 일자리 협상안도 논란거리다. 협상 타결과 별개로 적정 임금, 적정 노동시간에 대한 사회적 이견이 아직 여전한데다, 현행 노동법을 어기는 초법적인 내용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제를 어길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노동자의 단체교섭권 등 헌법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한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광주형 일자리로 들어설 공장이 소형 디젤차를 생산하게 되는 것도 '혁신'과 거리가 멀다는 말이 나온다. 현대차의 단순 하청 기지가 될 경우 전기차 등 자동차 시장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소위 '비전'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결국 관건은 노동 문제와 산업 혁신이다. 광주형 일자리가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고 노동시장의 '2중 구조'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지, 아니면 질 낮은 일자리 양산과 혁신 실패로 좌초하게 될지, 광주형 일자리 실험과 관련된 사회적 논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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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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