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범죄 유발하는 일본 국가의 배외주의적 주장
증오범죄 유발하는 일본 국가의 배외주의적 주장
[기고] 오사카 조선학원의 보조금재판 항소심, 그리고 '고교무상화' 재판
증오범죄 유발하는 일본 국가의 배외주의적 주장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실현된 오래간 만의 남북교류는 정말 기뻤다. 이를 계기로 동북아시아의 정치 정세가 긴장 완화로 향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일본에서도 지금까지 한국 방문이 어려웠던 조선적 동포들이 해외동포응원단에 참가해 한국 땅에서 같은 민족끼리 교류한 것은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이 원고를 집필하는 중 4월 하순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된다는 뉴스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5월까지는 개최될 거라는 깜짝 뉴스가 날아들었다.

그러나 이 같은 남북의 교류와 대화에 대해, 일본 정부나 보도기관이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것을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 매우 한심하게 생각한다. 지난 2월 27일에는 우익활동가들이 조선총련 중앙본부 건물을 향해 총을 쏘는 테러 사건이 발생해 우리를 전율시켰다.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에 의해 선동되어 온 일본의 배외주의는 이제 헤이트 크라임(증오 범죄)을 일으키는 단계에 이르렀다.

목전에 닥친 오사카 보조금재판 항소심 판결


이러한 일본 사회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재일조선인 아이들에게 민족교육을 실시하는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정책이다. 나는 지금까지 <프레시안>에 '고교무상화' 제도에서의 배제, 오사카부·오사카시의 보조금 정지 등을 둘러싼 조선학교의 재판 투쟁에 대해 여러 번 기고해 왔다.

오는 3월 20일에는 오사카고등재판소에서 학교법인 오사카조선학원이 오사카부와 오사카시를 상대로 보조금 교부 재개를 요구하는 재판의 항소심 판결이 선고된다. 2017년 1월 26일의 제1심 판결에서 오사카지방재판소는 오사카조선학원의 청구를 각하 혹은 기각하는 부당판결을 선고했다. 조선학교 아이들의 배우는 권리나 민족교육의 의의 등에는 전혀 배려하지 않고 오로지 오사카부·오사카시 측의 주장을 덧붙였을 뿐인 비정한 판결이었다.(☞ 관련 기사 : 오사카 조선학교의 투쟁은 계속된다)

그러나 그 후 같은 오사카지방재판소가 '고교무상화' 재판에서는 오사카조선학원의 전면 승소 판결을 선고함으로써(2017년 7월 28일) 분위기가 일변했다. 오사카부는 조선학교를 표적으로 보조금 교부 요강에 새로운 요건을 추가해 그 결과 조선학교에 대한 보조금이 정지되었는데, 보조금 재판 제1심 판결은 이를 적법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원고 측 변호인단은 전문가의 감정 의견서 등의 새로운 증거를 바탕으로 이러한 조치는 행정의 재량권 일탈, 남용이라는 주장을 전개해 왔다.

지방재판소가 부당판결을 내렸다는 냉혹한 사실이 존재하는 이상, 고등재판소의 판결을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역전 승소를 쟁취하기 위한 논리와 분위기는 갖춰져 있다. 오사카고등재판소에는 '고교무상화' 재판 판결로 오사카지방재판소가 보여준 사법의 긍지를 다시 보여주길 기대한다.

▲ 지난 2월 21일 열린 오사카 후쿠시마(福島) 조선초급학교 학예회. 오사카부 내 조선학교 중 가장 규모가 작은 학교이다. ⓒ후지나가 다케시


마에카와(前川) 전 차관의 진술서 제출


한편, 조선고급학교에 '고교무상화' 제도 적용을 요구하는 재판은 2012년 이래 다섯 지역에서 심리가 진행되어, 작년(2017년)에 히로시마, 오사카, 도쿄의 지방재판소에서 판결이 선고되었다. 이 중 7월 28일의 오사카지방재판소 판결에서는 앞서 말했듯이 원고인 조선학교 측이 전면 승소했지만, 히로시마(7월 19일)와 도쿄(9월 13일)에서는 원고 패소의 부당판결이 내려지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지방재판소의 판결 후에는 패소한 측이 다 항소했기 때문에 현재 심리는 고등재판소로 옮겨 진행되고 있다.(☞ 관련 기사 : 일본의 조선학교 차별 4년 반…그 재판 결과는?)

남은 두 지역 가운데 나고야 지방재판소에서 심리 중인 아이치의 '고교무상화' 재판은 2017년 12월 20일에 결심해 오는 2018년 4월 27일에 판결이 선고될 예정이다. 아이치 재판은 조선학교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조선총련과의 관계를 부당하게 보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정면에서 주장해 온 점이 특징적인데, 이러한 원고의 호소를 재판소가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그리고 심리가 가장 지연되고 있는 규슈 '고교무상화' 재판은 2017년 12월 7일에 열린 제15회 구두변론에서 주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다. 조선학교 측 변호인단에서 마에카와 기헤이(前川喜平) 전 문부과학 사무차관의 진술서가 후쿠오카지방재판소 고쿠라(小倉)지부에 증거로 제출된 것이다. 마에카와 전 차관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관여가 의심되는 가케(加計)학원 수의학부 신설 문제에서 아베 총리의 의향에 따라 불공정한 설립 인가가 이루어졌다고 고발해 큰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사실 마에카와 전 차관은 대신관방 심의관(초등중등교육국 담당)으로 '고교무상화' 법의 제도 설계를 담당하고, 2010년 3-4월에는 이 법의 제정 시행 등을 직접 담당한 실질적인 책임자였다. 2010년 7월에 대신관방 총괄심의관에 취임한 후에는 교토, 오사카, 고베의 조선고급학교를 시찰하고, 또 문부과학성 각국의 사무를 조정하는 입장에서 '고교무상화' 제도에 근거한 조선고급학교 학생에의 취학지원금 지급에 대해서도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즉, 문부과학성 관료 중에서도 ‘고교무상화’제도를 조선학교에 적용하는 문제에 관한 사정을 가장 숙지하고 있는 사람인 것이다.

마에카와 전 차관에 의하면 민주당 정권이 실시한 '고교무상화' 제도에서 조선고급학교를 적용 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은 당초부터 문부과학대신 이하의 공통된 인식이었으며, 본인도 조선고급학교 시찰을 통해 "일본 사회에서 생활해 가기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는 인식이 깊어졌다"고 한다. 따라서 자민당·공명당 연립정권으로 교대된 뒤에 "국가가 조선학교를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불합리하고 부조리"하며 "이를 인정한다면 법치국가가 아니다"라고까지 단언하고 있다. 즉, 조선고급학교에 대한 제도 적용을 명령한 "오사카지방재판소 판결이 타당"하다는 것이 마에카와 전 차관의 생각이었다(2017년 8월 14일 자 <도쿄신문>, 2017년 9월 13일 자 <가나가와신문>).

이 같은 입장에서 마에카와 전 차관은 조선학교 측의 주장을 지지하는 진술서를 재판소에 제출했다. 진술서는 다른 지역의 재판에도 증거로 제출된바, 마에카와 전 차관은 재판소가 증인으로 소환한다면 이에 응하겠다는 의향을 표명하고 있다.

조선학교 측은 이렇게 해서 일본국가가 주장하는 조선고급학교 불지정의 이유가 허위임을 입증할 강력한 원군을 얻게 되었다.

패소한 일본국가 측의 반론

한편, 오사카지방재판소의 '고교무상화' 판결에서 패소한 일본 국가는 2017년 8월 10일에 오사카고등재판소에 항소하고 9월 29일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일본 국가가 법정에서 의견을 진술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하는데, 12월 14일에 열린 제1회 구두변론에서 극히 이례적으로 일본국가 측 변호사가 항소이유서의 요지를 진술하면서 지방재판소 판결에 대한 반론을 전개했다. 2018년 2월 14일 제2회 구두변론이 열린 가운데 조선학교 측 변호인단이 결심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오사카고등재판소가 결심을 미뤄 4월 27일에 제3회 구두변론이 열리게 되었다.

또한 원고가 조선학교의 학생(현재 졸업생) 100명에 달하는 히로시마 재판에서는 항소에 대한 동의 작업에 시간이 걸려 항소심의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또한 도쿄에서는 오는 3월 20일(오사카 보조금재판 항소심의 판결과 같은 날)에 항소심의 제1회 구두 변론이 열릴 예정이다.

'고교무상화' 재판에서 일본 국가 측은 아이들의 교육을 받는 권리, 특히 민족교육권에 대해서는 논의를 피하면서 오로지 공안기관적인 관점에서 자기주장을 전개해 왔다. 즉, '북한, 조선총련'의 '부당한 지배'를 받고 있다고 의혹이 있는 조선학교에 취학지원금을 지급하면 지원금이 '북한, 조선총련'에 유용될 의혹이 있으므로 조선고급학교를 지원금 지급 대상 학교로 지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일본국가 측 주장의 요점이다. 이에 대해 오사카지방재판소 판결은 일본국가가 제시한 정도를 근거로 조선고급학교를 불지정으로 한 것은 문부과학대신에 의한 재량권의 일탈, 남용이라며 해서 불지정 처분을 취소하고 다시 지정하도록 명령했다. 한편, 히로시마와 도쿄의 지방재판소는 둘 다 일본국가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불지정 처분은 문부과학대신의 재량 범위 내라며 오사카와는 정반대의 판단을 내렸다.

오사카고등재판소의 항소심에서 일본국가 측은 조선고급학교가 취학지원금 교부의 지정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그 교육 내용, 운영 등이 교육기본법의 이념에 따르고 있음을 조선학교 측이 입증해야 한다는 새로운 논점을 제시했다. 즉, 조선고급학교는 반사회적 조직으로서의 측면을 가지고 있다는 의혹이 강한 조선총련과 밀접한 관계에 있고, 그 교육 내용도 북한 지도자나 그 국가체제를 찬미 예찬하고 있으므로 교육기본법의 이념에 반하고 있다는 인식을 전제로, 다시 불지정 처분에서 재량권의 일탈, 남용은 없고 적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 결과 항소이유서에서 조선총련의 '반사회적 조직'으로서의 성격과 조선고급학교의 교육이 북한의 지도자를 찬미 예찬하는 내용이라는 점을 극구 강조하는 것이 되었다.

▲ '고교무상화' 제도 적용, 오사카부 오사카시 보조금 재개를 요구하며 지난해 10월 25일 오사카 JR 덴노지(天王寺)역 앞에서 호소하는 조선학교 학생의 어머니들. ⓒ후지나가 다케시


'민주교육'을 방패로 한 차별의 논리

이러한 일본 국가의 주장은 인터넷 등에서 우익세력이 조선학교를 ‘간첩 양성기관’이라고 비난하는 논조와 다를 바 없다. 상식을 벗어난 지극히 편협한 이데올로기로 응고된 논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는 재일조선인이 일본 사회의 발전에 공헌해 온 사실, 민족단체로서 조선총련이 담당해 온 역할, 그리고 조선학교가 실시해 온 민족교육의 의의 등을 정당하게 평가하는 시점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으며, 헤이트 스피치, 나아가 헤이트 크라임을 유발하는 위험한 주장이다.

교육기본법은 2006년 12월에 제1차 아베 정권이 개악해 국가주의적인 내용을 포함시키긴 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 민주주의 교육의 기반이 되어 온 법률이다. 그 민주교육의 이념을 제시했을 터인 교육기본법을 방패로 국가가 스스로 공공연하게 언어도단의 민족 차별적인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는 사실에, 현재 일본의 황폐한 사상적 단면이 단적으로 드러나 있다.

올해는 일본 국가가 내린 조선인학교 폐쇄 명령에 맞서 저항한 1948년의 4·24 교육투쟁 70주년을 맞이한다. 사실 그때에도 구 교육기본법 제8조에 정해진 정치교육 금지 규정을 민족학교 폐쇄의 구실로 삼았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만 '민주교육'을 방패로 한 차별의 논리를 사법이 절대 인정해서는 안 된다.

보조금 교부 요강에 '일본의 학습지도요령에 준하는 교육 활동을 실시할 것' 등의 요건을 추가해 행정기관이 조선학교의 교육 내용에 개입할 계기를 만든 것이 바로 오사카부였다. 이 같은 의미에서도 오는 3월 20일의 오사카부·오사카시 보조금 재판 항소심의 판결 결과를 주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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