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의 몰락, 공화정의 최후로 보는 '진짜 로마'
카이사르의 몰락, 공화정의 최후로 보는 '진짜 로마'
[프레시안 books] <시월의 말>
2017.12.23 13:13:54
<가시나무새>(안정효 옮김, 문학사상사 펴냄)의 작가 콜린 매컬로가 일생의 역작으로 완성한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6부인 <시월의 말>(이은주·홍정인·강선재·신봉아 옮김, 교유서가 펴냄) 1~3권이 나왔다. 

시리즈의 마지막인 7부가 외전임을 고려하면, <시월의 말>은 콜린 매컬로가 원래 구상한 로마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시월의 말> 이후 매컬로는 독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안토니우스의 몰락과 옥타비아누스의 즉위를 그린 7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추가 집필해 방대한 시리즈를 최종 완성한다.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등장 이전부터 로마의 변화 시기를 기록한 이 역사 소설 시리즈의 6부는 카이사르의 최후와 그를 이은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의 등장을 다룬다. 로마 공화정이 몰락하고 제정 로마 시대가 열리는 시기에 해당한다. 

6부 제목인 '시월의 말'은 전통적으로 전쟁이 끝나는 시기였던 10월, 그해 가장 뛰어난 군마를 뽑아 신에게 희생 제물로 바치고, 말머리를 시민의 패싸움에 쓴 옛 로마의 관습이다. 카이사르의 비극적 종말을 상징하는 제목인 셈이다. 

이전 작인 5부 <카이사르>에서 로마의 명장으로 성장해 갈리아를 정복한 카이사르는 자신을 '공화정의 적'으로 규정한 원로원과의 전쟁에서 승리해 결국 로마의 패자로 올라선다. 

민중의 절대적 지지를 등에 업은 카이사르는 이후 로마의 '종신 독재자'로 취임, 권력을 한 손에 쥐게 되나, 한편으로는 어두운 불씨를 남겼다. 자신과 적대한 이들을 모두 살려줘 우환을 남겼다. 숙적 폼페이우스를 움직인 원로원의 칼끝 역시 언제 자신의 뒤를 노릴지 몰랐다. 로마의 피를 이어받은 아들도 없었다. 

역사의 격변기에 해당하는 이 시기를 되살리면서, 매컬로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각 인물의 개성을 독자적 시각으로 살리는 데 집중한다. 이전 로마를 다룬 여러 대중서와 이 시리즈가 차별되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이기적인 인물 혹은 사랑에 눈 먼 단순한 암군으로 묘사된 클레오파트라에 관한 재해석은 페미니즘적으로 세상을 다시 볼 필요가 있는 이 시기에 적합한 시도로 여겨진다. 정반대로 카이사르의 목숨을 앗은 이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브루투스의 경우 <시월의 말>에서는 우유부단한 비겁자로 묘사된다. 

공화정을 무너뜨리고 제정 국가로 로마를 그린,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마지막과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인물인 옥타비아누스는 여러모로 전제 군주에 걸맞은 성격을 매컬로로부터 부여받는다. 매컬로는 카이사르를 지적으로 그리는 한편, 옥타비아누스를 야심에 찬 냉철한 인물로 묘사해 결과적으로 위대했던 공화정이 전제 국가로 변화하는, 일종의 역사적 모순을 상징하는 도구로 사용한 듯하다. 

이 시리즈 출간 당시 <라이브러리 저널>은 매컬로의 카이사르를 두고 "역사상 어떤 인물보다 역동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며, 선각자로서 면모가 두드러진다"고 호평했다. 매컬로는 무려 30년에 걸쳐 건강과 맞바꾼 집념으로 완성한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에서 서구 정신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로마를 고고학자적 고증을 거쳐 복원하고, 그 위에 자신이 되살린 인물을 풀어놓았다. 

▲ <시월의 말>(콜린 매컬로 지음, 이은주·홍정인·강선재·신봉아 옮김, 교유서가 펴냄)ⓒ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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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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